[오효석 칼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이벤트식’ 기자회견"이제 그만"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12/22 [15:53]

[오효석 칼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이벤트식’ 기자회견"이제 그만"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12/22 [15:53]

▲ 오효석 국장                 ©경기인

여러 이유가 있겠다. 그럼에도 의문이 남는다. 21일 열린 수원특례시 주민설명회 및 기자간담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필자는 수원시로부터 문자를 받고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당연히 기자회견이라고 생각했다. 시장이 주재하기 때문이다. 수원시 출입기자로서 참석해야 한다는 의무도 있었다. 사실 일정도 오전에서 오후로 바뀌었다. 왜 라는 설명은 없었다.

 

그래도 이해했다. 오전 일정을 취소하고 시간에 맞춰 행사에 참석했다. 설명회 장소가 왜 수원미디어센터였는지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행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여럿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때가 돼서야 알았다. 지역 국회의원 및 시의원 그리고 지역 주민들까지 참석한 사실을 말이다. 현장에서 배부한 행사진행 순서에 대한 유인물을 보니 참석자 명단에 그들이 있었다. 행사가 진행될 상영관 내부는 참석한 인원수에 비해 공간이 협소했다.

 

참석한 국회의원은 김영진, 김승원 의원 2명이다. 설명회 내용과 관련된 지역구 의원들이며 둘 다 이재준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작과 동시에 국회의원 2명에게 인사말까지 시켰다. 그리고 일정 때문에 먼저 간다면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그 와중에 많은 기자들이 시퍼렇게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상영관 맨 앞에서 사람들을 불러모아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질문 따위는 받지 않았다. 그저 자기들 할 말만 하고 사라졌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졌음을 떠올리게 했다.

 

의아스러웠다. 행사의 취지가 명확치가 않았다. 기자회견인지, 주민설명회인지 아니면 기자간담회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있어서는 진중해야 할 자리가 박수가 여러차례 터져 나오는 등 어수선해 보였다. 브리핑 내용에 대해 궁금한 것은 묻고 따지고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검증해 대안을 모색해야 할 자리가 무슨 이벤트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질의답변 후 행사가 끝나자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역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도 잊지 않았다. 이재준 시장은 이번 한 번의 행사로 3마리 토끼를 다 잡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총선을 앞두고 같은당 소속 국회의원도 챙기고,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생색도 내고 더불어 출입 기자들과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수원시의 기자회견을 보면 약간의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하려는 성향이 보인다. 이 시장은 지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다박수치고 웃고 즐기는 기자간담회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번 설명회도 그런 인식이 녹아내린 듯한 느낌이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기자회견은 기자회견다워야 한다. 그 자리에 걸맞게 진행돼야 한다. 기자들만 참석하게 하고 질의답변을 통해 브리핑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당연히 분위기는 진중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자리에 박수가 없는 것이다.

 

박수도 받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면 별도의 행사 자리를 만들면 된다. 첫째, 주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면 된다. 거기에는 관심이 있거나 취재를 원하는 기자만 참석하면 된다. 기자가 주인공이 아니다. 둘째, 기자들과의 그런 자리를 원하면 기자회견이 아닌 기자간담회 자리를 만들면 된다. 내용은 정책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가볍게 소통하는 자리다. 그러면 된다. 이것들은 면밀히 말하면 구분돼야 한다.

 

그에 맞게 명칭도 사용돼야 한다. 기자회견, 기자간담회, 기자설명회 다 비슷하지만 주제와 운영 방법에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다. 공보실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할 때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는게 좋다. 그에 따라 참석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 있다.

 

21일 열린 설명회는 분명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리였다. 역사문화보전지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리다.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규제완화가 됐기 때문이다.

 

이재준 시장을 비롯한 해당 정치인, 그리고 주민들에겐 축제의 장을 만들고 싶은 자리였을 것이다. 들떠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흐뭇한 정서를 공유한다는 것 또한 출입기자로서 보람있는 일이다. 그들 모두에게 이 글을 통해 축하드리고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 다만 일부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처럼 제도를 잘 정비해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는 건축 및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수원시에 다시한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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