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 하던 일이 터졌다. 국내 굴지의 언론들이 삼성의 한 임원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삼성공화국’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시사IN은 지난 9일 ‘삼성 장충기 문자 전문’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언론인들과 청와대 관계자, 전직 검찰총장, 국정원 관계자 등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광고 및 인사 청탁, 그리고 비밀정보를 제공하는 내용 등이 망라되어 있다.
역시 삼성이다. 이번 사건은 왜 대한민국이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짐작케 해준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언론이다. 제3의 권력이라는 언론, 그중에서도 국내 굴지의 언론사 간부들이 삼성그룹의 한 임원에게 고개를 숙이는 듯한 문자는 가히 충격적이다.
그동안 삼성이 불리한 일이 터질 때마다 언론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았다. 삼성에 우호적인 기사를 보도한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다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이 정도라면 대한민국 그 어느 조직이 삼성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다.
저널리즘의 본질은 진실이다. 그 진실을 캐기 위해 권언유착을 배척해야 하고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약자 편에 서서 진실과 싸워야 한다. 그래서 언론은 국민을 위한 마지막 보루이다. 너무나 뻔한 얘기다. 그런데 이 뻔한 진리가 무너졌다. 그것도 유력 언론들이 말이다.
이번 사건은 국내재벌과 언론 그리고 권력기관과의 유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모두는 자성해야 한다. 너 나 할 것 없다. 무엇보다도 사회정의의 마지막 보류인 언론인들의 자성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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