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하은호 군포시장의 ‘하소연’..그리고 기자회견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9/18 [00:00]

[오효석 칼럼] 하은호 군포시장의 ‘하소연’..그리고 기자회견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09/18 [00:00]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지난 14일 하은호 군포시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시작 10분 전 기자회견 장소에 먼저 들어온 하 시장은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종의 소회라며 민선8기 지난 1년여 간의 이야기를 들춰냈다. 얘기인 즉 거대 야당의 발목잡기로 시정철학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군포시의회는 현재 36의 여소야대다. 거기다 내년 총선 정국과 맞물려 야당의 정치 공세는 심할 수밖에 없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도 협치 촉구였다. 하 시장은 당론을 버리고 군포시민을 위해서만 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심정은 이해하나 그래도 하 시장에게 묻고 싶다. 지난 1년간 그 어려운 정치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경주 했는지 말이다. 단체장은 행정가이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다. 아무리 어려운 정치 구도 속에서도 시정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단체장의 숙명이다. 손 놓고 하소연만 할 수 없다.

 

필요하다면 사적인 자리를 만들어 소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막걸리도 한잔 하고 손도 잡고 몸도 낮춰야 한다. 정치적 방향이 다른 야당 의원들도 결국 사람이다. 그런 스킨십을 통한 소통이 감동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그래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정도는 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정성이 지극하면 사람은 변한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정도(正道)이기도 하다.

 

이날 본지 기자의 이런 질문에 하 시장은 이렇게 답했다. “하긴 했지만 모든 야당 의원(사적인 스킨십)하고 다 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이미 한 번도 아닌 수차례 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하지 않았으면서 언론을 통한 하소연은 결국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하다.

 

기자회견 절차도 문제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홍보실은 일부 기자들에게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래서인지 기자회견에는 대충 20~30여명의 기자가 참석했다. 타 지자체 시장의 기자회견에는 적게는 70여명에서 100여명 이상이 참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의도된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그러나 중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하는 기자회견은 기자들로 북적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치 행사장에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자회견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굳이 법률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특권·특혜·차별 더 나아가 공정·공평 등과 관련이 있다. 한 가지만 비유하면 지자체가 공평하게 제공해야 할 정보를 특정 매체에 우선 제공하는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다. 당연히 시대적 정신과 사회 정의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는 또 있다. 홍보실은 하은호 시장의 권위(權威)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의전상 시장이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는 과장이 사회를 본다. 반면 실국장이 언론브리핑을 할 때는 팀장이 사회를 본다. 그것이 관행이다. 대부분의 타 지자체는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은 시장의 기자회견이었는데 팀장이 사회를 봤다. 과장은 자리에 앉아 편하게 기자회견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것이 격()이다. 별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것들이 모여 수준을 높인다. 군포시의 발전이 정체된 이유가 다 이런 디테일이 부족한 것들이 모여 만든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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