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전투기 추락과 서철모 화성시장에 대한 단상(斷想)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2/02/03 [09:17]

[오효석 칼럼] 전투기 추락과 서철모 화성시장에 대한 단상(斷想)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2/02/03 [09:17]

 

▲ 오효석 국장                 ©경기인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1일 고() 심정민 소령이 몰던 F-5E 전투기가 화성시 정남면 한 야산에 추락했다. 심 소령은 그 자리에서 순직했다. 특히,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끝까지 조정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의 숭고한 희생은 위로 받아 마땅하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그 사고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바로 서철모 화성시장이다. 서 시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자치단체장이다. 사고 이후 여러 언론은 서 시장의 행보를 지적했다. 잘못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서 시장은 사고 당일 연가를 내고 개인 휴가를 떠났다. 사고 소식를 보고 받고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고 현장에 가지도 않았다. 물론 영결식장에도 가지 않았다. 단지, SNS에 위로의 글을 남겼을 뿐이다.

 

이를 두고 언론은 집중 포화를 시작했다. 지자체 수장이 사고 소식을 접하고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맞는 말이다. 지적당해야 한다. 지자체 수장이라면 당연히 업무에 복귀해야 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언론보도 내용을 종합해보면 시 관계자는 수시로 전화 연락을 했고 현장에 가봐야 접근조차 어려웠음을 알기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럴수도 있겠다. 당연히 업무에 복귀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말이다. 서 시장이 당시 복귀하지 못할 특별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서 시장의 성향은 약간 독특하다.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는 그렇다. 취임 초 필자는 시민과의 대화 현장을 쫓아다니며 서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정치 신인이었기 떄문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조금이라도 그를 알 수 있다면 직접 보고 들어야 했다. 몇 번을 집중해서 지켜보니 그의 말투와 행동에서 그의 생각과 성향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판단은 이랬다. 그는 기존의 자치단체장들과는 조금 달랐다. 그저 정치인들이 관행적으로 해야하는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형식적이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질이고 그것은 효율성으로 나타난다. 무조건적인 행동보다는 상황을 판단하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은 하지 않는 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서 시장이 취임 초 언론인들과의 접촉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중 하나다. 언론과의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내가 하는 일에 문제가 있으면 기사를 쓰면 된다. 기자들은 글이라는 무기가 있지 않느냐면서 잘못했다면 바꾸면 된다”...그가 했던 말이다.

 

서 시장의 성향을 유추해보면 이번 사건 또한 그로부터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시장들에게는 당연히 가야하는 일이었지만 그는 불필요한 관행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공군 출신인 그가 당장 가봐야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동은 그의 실리적인 사고방식이 나타난 결과다.

 

물론 잘 했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의도된게 아니다는 것이다. 그는 그게 맞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준비한 휴가를 깨면서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장에 갈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시와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가정하에서다.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면 방임이다.

 

그의 휴가 계획이 어찌했는지 아직 알려진 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그의 진심을 믿고 싶다. 그가 쓴 SNS의 메시지(본지 2022120일자 ‘‘서철모 화성시장 심정민 소령 명복기원...‘애틋한 감정 눈길참조)가 진짜 그의 마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정치신인이다. 그러니 지켜보자. 그래야 더 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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