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언론간담회 ‘무엇을 남겼나?’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3/27 [21:59]

[오효석 칼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언론간담회 ‘무엇을 남겼나?’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03/27 [21:59]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출입 언론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브리핑룸이 아닌 경기도청 4층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이례적이다. 편안한 분위기 조성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취지는 좋았다. 김 지사의 모두발언에 이어 질의·답변 시간이 이어졌다. 도지사가 주재하는 자리이다 보니 정치적 이슈나 민감한 정책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김 지사는 답변 중 기득권과 시대정신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일까 오늘 이 자리가 불편했던 것은...

 

반추해보면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있는 느낌이다. 문제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일어났다. 필자는 질의·응답 과정 처음부터 손을 들었다. 지명을 받지 못해도 계속해서 손을 들었다. 그래도 지명되지 않았다.

 

무작위로 지명하던 사회자(대변인)가 순간 간별로 질문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앙지, 방송사, 지역지, 일간지 등을 지목하며 질문의 기회를 줬다. 당연히 인터넷신문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간별 얘기없이 질문하라고 한다. 순간 손을 들었다. 또 외면당했다. 상식적이라면 당연히 질문할 기회를 주어야 했다.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도지사의 답변이 끝나자 사회자는 마지막으로 한명만 질문을 받겠다고 했다. 또 손을 들었다. 다른 언론인에게 기회가 갔다. 도지사 답변이 끝나자마자 이의를 제기 했다. “앞으로 이런 자리가 있으면 공정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의도된 건 아니라고 믿는다. 진행 방법이 그렇게까지 치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취임식 때, 경기도를 기회수도로 만들기 위해 도지사 특권, 규제카르텔, 관료 기득권 등 3대 기득권을 깨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0개월을 향하고 있는 김동연 호가 그 올바른 길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문제는 유독 언론 기득권깨기에는 인색하다는 점이다. 언론 정책만큼은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기자실 문제다. 경기도청 기자실 지정석문제는 기득권 카르텔을 깨겠다는 김 지사의 철학에도 역행한다.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공평해야할 언론을 외면한 채 사회적 정의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득권 깨기는 경기도청 언론 카르텔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거대 기득권 언론의 눈치를 보느라 기자실 문제를 못 본 척 하는 건 비겁한 것이다.

 

현재 도청기자실은 매일 텅텅 비워 있다. 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캠프와 당선 후 인수위원장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식 질의했다.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것은 물론 변한 것 또한 없다.

 

그랬다. 역대 경기도지사 그 어느 누구도 이 언론 카르텔을 깨지 못했다. 김동연 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행보로 보면 말이다. 민선8기가 출범한지 9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그래서 아직 기득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는 김 지사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진 않다. 그런 차원에서 차별로 보이는 오늘 간담회 진행은 못내 아쉽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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