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효석 칼럼] 그들의 역할과 책임···언론 담당자들에게 고(告)하다!

오효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2/06 [00:03]

[오효석 칼럼] 그들의 역할과 책임···언론 담당자들에게 고(告)하다!

오효석 기자 | 입력 : 2023/02/06 [00:03]

▲ 오효석 국장  © 경기인

필요에 따라, 아니 이유가 없어도 각 지자체 홍보담당 부서를 자주 방문한다. 굳이 말한다면 기자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 홍보부서에는 언론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명칭이야 다 제 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기자를 상대한다. 그리고 담당자가 있다.

 

기자들은 그 담당자를 수시로 찾아간다. 때론 취재 협조를 위해, 아니면 언론사와의 관계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잘 알리기 위해 방문한다.

 

지자체 입장에선 기자를 관리하고 그를 통해 언론사와의 관계도 설정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그런 가운데 유착도 생기고 갈등도 일어난다.

 

이런 것들을 잘 관리하고 소통하는 것이 언론 담당자들의 1차적인 업무다. 물론 그 이면에 일어나는 행정광고 집행 건은 굳이 여기서 얘기 하지 않겠다.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너무 뻔한 얘기이고 공개적으로 논하기에는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암튼, 언론 담당자들은 좋든 싫든 그 자리에 앉았고 기자를 상대한다. 그들은 보통 1~2년 근무하고 부서를 이동한다. 그러다보니 기자들 입장에선 새로 부임한 담당자를 다시 알아가야 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사람 심리야 다 똑같다. 자주 보거나 잘 아는 사람의 경우 기분 좋게 대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반면, 잘 모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있다. 낯설고 어색하기 때문이다. 만남이 부드러울 수가 없다. 여기서 기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인사 차 방문하면 담당자들이 너무 무뚝뚝한 것은 물론 마치 잡상인 취급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많은 언론인들의 전언이다.

 

필자 또한 기자로 오래 근무하면서 그런 경우가 꽤 있었다. 하물며 언론 담당자들의 나이가 한참 어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쯤 되면 자존심이 꽤 상한다.

 

지금은 나름 경륜이 생겨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혈기 왕성한 기자들은 이런 경우 꽤나 불쾌한 모양이다. 벼르는 모양새도 보이곤 한다.

 

사실 언론에 대한 특수성과 경험이야 그 담당자들이 우릴 따라 올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 자리에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우리한테 언론 매커니즘을 배워야 하는건 당연하다. 그래야 주어진 업무를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절하진 않더라도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연히 방문한 기자들을 부드럽게 응대해야 한다. 이유야 어떻든 그게 좋다. 공직자로서 민원인이 와도 응대를 잘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기자는 더 자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귀찮더라도 관계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사람 성향에 따라 다 다르다. 아무리 그래도 호의적인 태도는 기본적인 요소다.

 

맡은 지역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입장에선 언론 담당자의 이미지가 그 출입처의 전체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응대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담당자들은 그 점을 좌시해선 안된다.

 

편향적인 관계에 얽매이는 경우도 많다. 담당자들은 부임 후 시간이 지나면 친한 기자들이 생긴다. 그들과는 잘 지내는 편이다. 특히, 메이저라고 하는 큰 언론사나 영향력 있는 언론사 소속 기자들과는 더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기자 개인의 성품이나 자질, 실력 따위는 관계 설정의 기준에서 우선되지 않는다. 오롯이 개인의 실력보다 언론사의 배경이나 환경이 우선시 되는게 현실이다. 그들은 그렇게 기자를 관리한다. 그 속에서 유착 및 특혜가 판을 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에 대한 논란은 별론으로 치자. 어찌됐든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다 언론인들의 잘못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자정해야 할 기자들이 본질을 외면한 채 마치 ()’인냥 갑질등이 만들어 낸 세태라는 것이다. 언론도 그 일을 하는 기자도 다 자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언론인을 상대하는 담당자에게 당부한다. 기자들 방문에 대응을 잘 해 달라. 출입처 방문은 그들에게 주어진 업무의 하나다. 표정과 말투가 기분 나쁘지 않게 해주면 된다. 그뿐이다. 그것이 담당자들의 1차적 업무다. 하물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만나도 그렇게 대하는게 상식이다.

 

공보·홍보 부서는 단체장의 입장을 대변한다. 단체장의 시정철학, 시정운영, 정책 방향 등을 제시하고 홍보한다. 그리고 대신 언론과 소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자 상대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찾아오는 기자를 무시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기자도 언론인 이전에 사람이다. 다 감정이 있고 생각을 한다.

 

담당자 한 사람의 잘못된 대응이 단체장까지 불편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곤란한 상황을 담당자 한 사람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 그것이 담당부서의 진짜 역할이고 일이다.

 

언론계가 썩었고 기레기라 불린지는 이미 오래다. 그렇다고 대 놓고 무시하는 것 또한 도리는 아니다. 그 속에도 진주는 있는 법이다.

 

어차피 기자들은 담당자들이 명퇴할 때 까지 또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언론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청사 등을 출입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디에서든 다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먼 훗날 다른 부서에서 만나더라도 기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것은 네가 하기 이전 내가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소통의 기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가고가하(可高可下: 어진 자는 지위의 상하를 가리지 않음)하니 일겸사익(一謙四益; 한 번의 겸손은 (((()四者(사자)로부터의 유익함을 가져오게 한다. 겸손해야 함을 강조한 말)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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